대문
그래도 봇짐을 꾸리는 초행길에 나그네
박 넝쿨
2013. 12. 30. 01:40
대부도에서
여린 나그네
수많은 되돌이 길을 가지만
오늘도 초행길에 서 있다
갈래길이 나오면 어느 길을 갈까 몰두 스럽고
낮선 돌뿌리에 넘어져 쓰러 누운체 울기도 한다
배고품에 헐벗음 부끄럽 잖아도
정처 없이 가야하니 창자가 뒤 틀린다
그 화려한 봄날도 내게 있었고
퍼 붓는 소나기의 여름 마른살 팅팅 불렸지
몸 무거워 허리 굽힌 나락에 누워 봤고
오돌 오돌 사시나무 떨었던 눈 구덩이에 나 있었어
정신놓고 뛰다보니 뒤돌아갈길을 잃었고
꽃에 아름다움 씹지도 못하고 뒷장를 넘겼고
가시나무에 거적 찟기고 살이 에어도 하소연도 할데 없고
흘얼거림은 처마끝에 풍경으로 울었지만 허공에 먹혀 귀울림도 없었지
한잔술에 취해 모든걸 잊고파도
비틀대는 걸음이 내 싫어 내동댕이 쳤어
밤하늘의 상처의 반짝임에 몸부립치고
끝 없이 사그러지는 별똥에 매 달렸어 안간힘 허비 했지
무지개 있다기에 구름따라 유리 헀고
누운곳이 안방이라 느러지게 꿈밭을 일구었지
해뜨기 기리리지못해 지게를 지엇고
무딧 손으로 잡초를 베다 속심에 꽃도 죽였지
찌겨진 고무신을 등 에 걸치고
욕심겹친 헌디를 게급장 인양 부라렸어
내일도 그 내일도 허무의 몸을 질질 끌어야 하는되
핏발서린 들창를 닫지을 못햬.....
누우면 못 일어날 그곳를 향해
언제곤 끝이 나겠지
그래도
봇짐을 꾸리는
초행길의 나그내
내일을 간다
3013.12.30 젓먹이 아침에 nooro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