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아 옴

암소 아홉 마리 교훈

박 넝쿨 2023. 2. 25. 22:18


한 의사가

아프리카의 어느 외진 마을에서

의료봉사를 하다가

, 외국에서 선진 축산기술을 배우고 돌아온

마을의 젊은 청년을 알게 되었다.

그 마을에는 독특한 결혼풍습이 있었는데,

청혼을 할 때,

남자가 암소를 끌고 처녀의 집에 가서

"이 암소를 받고 딸을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 특등 신붓감에게는 암소 세 마리

, 괜찮은 신붓감은 암소 두 마리

, 그리고 보통의 신붓감이라면

암소 한 마리로도

승낙을 얻을 수 있었다.

어느 날 의사는

, 이 청년이 친구들과 마을사람들에 둘러쌓여

어디론가 가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청년이 몰고나온 청혼 선물은

살찐 '암소 아홉 마리'였다.

사람들은

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면서

술렁이기 시작했다.

청년은 마을 촌장집도

, 지역 유지인 바나나 농장주인 집도,

마을 여선생의 집도 그냥 지나쳤다.

그렇게 한참을 걷더니

어느 허름한 집 앞에 멈춰 섰다

. 그리고는 그 집 노인의 딸에게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노인의 딸은

큰 키에 비해 너무 마르고

심약해 보이는 초라한 여자였다.

'암소 한 마리'에 청혼할 상대에 불과한데

, '암소 아홉 마리'나 데리고 간 것을 보고

동네청년들이 수근대기 시작했다

. 심지어 그 처녀가 마법으로

청년을 홀린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게 되었다.

그 뒤로

의사는 의료봉사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왔다.

가끔 그 청년을 생각할 때마다 '

그때 왜 아홉 마리의 암소를 몰고,

그 보잘 것 없는 처녀에게 청혼을 했는지..

' 궁금해지곤 했다.

오랜 세월이지나휴가 차

다시 그 마을을 찾아간 의사는

큰 사업가가 되어 있는

옛날의 그 청년을 만났고,

저녁식사에 초대를 받았다.

식사를 하면서 의사는 그에게

청혼 선물로는 과도하게

아홉 마리를 건넨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는 빙긋 웃을 뿐,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 궁금증만 더 커져갈 즈음에

찻물을 들고 한 여인이 들어왔다.

아름답고 우아한 흑인 여인이었다.

유창한 영어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미소까지.

. 의사는 마음속으로

'아~, 이 사람이 그때의 말라깽이처녀 말고

, 또 다른 아내를 맞이했구나

. 하긴 저 정도는 되어야

이 사람과 어울리지.'

라고 생각했다.

그때 사업가가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

"선생님, 저 사람이 그때 제가 청혼했던

처녀입니다."

의사의 놀란 모습을 보고

사업가는 말을 이었다.

"저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저 사람을 사랑했고

, 저 사람과의 결혼을 꿈꿔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마을에선

몇 마리의 암소를 받았느냐가

여자들의 세계에선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저도 그런 관습을 무시할 수 없어서

암소를 몰고 갔습니다.

사실 아내는 한 마리의 암소면

충분히 혼인 승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정말 사랑한 여인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한 마리의 암소 값에 한정하고

평생을 사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자신을 두 마리나 세 마리를 받았던

처녀들과비교하면서

움츠리며 살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청혼 때 몇 마리의 암소를 받았느냐가

평생 동안 자기 가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세 마리를 훨씬 뛰어넘는

아홉 마리를 생각해 낸 것입니다.

결혼하고 나서 아내에게

공부를 하라거나 외모를 꾸미라고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있는 그대로의 아내를 사랑했고

, 또 사랑한다고 이야기해 주었을

뿐입니다.

처음에는 무척 놀라하던 아내가

차츰 저의 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나에게 암소 아홉 마리의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후 아내는

'암소 아홉 마리'에 걸맞는 사람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 그러는 사이에 아내는 더욱 건강해지고

아름다워져 갔습니다.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내를 똑같이 사랑하지만

, 이제 아내는 결혼할 당시의 모습보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더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수근 대던 동네 아낙들도

요즘은 제 아내의 밝은 미소를

사랑해 줍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 그 사람에게 최고의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면,

자신에게 최고의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 자신과 배우자, 친구의 존재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투자합시다.

 

-좋은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