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아 옴

잘못된 용어

박 넝쿨 2023. 8. 17. 19:56

개신교에서는 많은 사람이

'‘소천(召天)하였다’'라고 말들 하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표현이다.
아무개님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소천하였다라는 표현은 명백한 문법상의
오류이다.

소천(召天)이라는 말은

우리말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로서
문법적으로 본다면 ‘'하늘을 부른다.’'라는 뜻이 된다.
대개 소명(召命)이나 소집(召集)이란 단어가

능동형으로 쓰일 때,
그 주체는 부르는 존재를 말한다.

예를 들자면

신학교를 입학하고자 하는 신학생은
‘'소명을 받았다.’'라고 하지
스스로 ‘'소명했다’'라고 하지 않는다.
훈련장에 가는 예비군은
소집을 당했다라고 하지
자신이 소집을 했다라고 하지 않는다.

굳이 소천이라는 단어를 쓰고자 한다면

“소천하셨다”가 아니라 “소천을 받았다”
라고 해야 옳다.

‘'소천(召天)을 하였다'’라는 말은

내가 ‘'하늘을 불렀다'’라는 뜻이므로
이제 때가 되었으니 내가 죽고자 한다라거나
나를 죽여달라라는 뜻이 된다.

인간이 자신의 수명을 위해

신을 불러낸다는 망령된 표현은
결국 죽을 권리가 내게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망자나 그 가족에게

흔히 하는 상례의 인사말로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말들을 한다.
명복(冥福)이란 죽은 뒤에

저승에서 받는 복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명복을 빈다.’'라는 말은

죽은 사람의 사후 행복을 비는 말로서,
서방 정토에 가서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불사(佛事)를 행하는 일이다.

고인의 영면을 기원합니다.라거나
고인의 별세를 애도합니다.또는
고인의 영면을 추모합니다.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등등 고인의 생전의 종교나 신념에 따라
얼마든지 추모할 수 있는 표현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무턱대고 한결같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하는 말은

진정성도 의미도 반감되는
매우 무성의한 예법이다.
더욱이 기독교인이나 천주교인에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하는 것은

매우 큰 결례의 표현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죽은 이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하는 것은
무간지옥에 떨어진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인
지장보살과 관세음보살에게 기도를 하는
천도(薦度)의 발원(發願)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어는 세를 따른다. 하였으니

이러한 모순된 말조차도
오랜 기간 많은 사람이 사용하다 보면
표준어로 굳어질 날이 있을 것이다.
神의 이름조차 인간의 의지대로 개명하는 족속들인데
뭔들 못하겠는가마는 그래도 알고는 써야 하지 않을까?

- 古典번역학자 박황희교수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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