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이야기

사람 보다 나은 개

박 넝쿨 2025. 2. 28. 22:43

 

 

전남 순천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자식없이

한 마리의 개를 자식삼아

키우며 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백내장으로

눈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이 두 할아버지 할머니는

자식이 없으므로

그 개를 키웠는데

키운 지 3년째 되던 어느날,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집의 형편을 잘아는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장례를 치뤄 주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음 날 그 집의 개가

한 집으로 자기 밥그릇을 물고선

들어섰는데 ..

그 개가 밥그릇을

마당 한 가운데 놓더니

멀찌감치 뒤로 떨어져 엎드려서

가만히 밥그릇만 쳐다보고

있더랍니다.

그 아주머니는 밥을 퍼주었는데

개가 밥이 담긴 밥그릇을 물고선

자기집으로 가더랍니다.

아주머니는 자기집으로 갖고 가서

밥을 먹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혼자되신 맹인 할머니 생각이 나서

걱정이 되어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는

그 할머니의 집안을 계속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할머니가 마루에 걸터 앉아있는데

개가 아침에 자기가 준 밥이 담긴 밥그릇을

안 먹은 채로 마루에 올려놓고선

눈이 안보이는 할머니의 소맷자락을 물고

손을 밥에 다가가게 해서

밥을 먹으라는 시늉을

계속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결국 할머니는

개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밥그릇에 손을 가져가

그 밥의 절반을 먹고선

나머진 개에게 미뤄줬는데

그때서야 개가 자기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이 광경을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소문이 마을 전체에 퍼졌습니다.

사람들은 그 개를 아는지라

깨끗한 새 그릇을 준비해서 밥과 반찬을

고루 넣어서 주었는데

역시 그 개는 그것을 물고

자기집으로 가서

할머니에게 주고

할머니가 남은 것을 미뤄주면

그때서야 자기가 먹었습니다.

이 일이 계속되니까

마을 사람들이

`사람보다 나은 개'라며

군청에 건의해서

효자상을 주어야 한다고 하니까

군청에선 당황하며

사람이 아니어서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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